“내마음의 푸른마당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거예요?” | 석은미

내마음의 푸른마당
“내마음의 푸른마당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거예요?”
석은미 | 부산

올해 환경 담당이 된 후 내 마음의 푸른마당을 준비하자고 하는 활동팀장님께 내가 했던 질문이다. 야간에서 활동했던 나는 2년 전 활동가들이 모여서 비닐제품의 유해성에 대해 들었던 한 번의 경험이 전부인터라 머리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내마음의 푸른마당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의미, 진행 과정 등을 기존의 자료를 뽑아 공부했고, 동래정토회에서 그간 진행해 온 내용을 들었다. 환경활동에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동래정토회에서 몇 년 활동을 했던 우리 팀원들의 수준이 이 정도인 데 1, 2년 된 분들의 이해 수준이 어느 정도인 지는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내마음의 푸른마당은 동래정토회에 오시는 분들한테 가랑비에 옷 젖듯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시다.”

환경팀장님의 내공과 자산을 믿고, 영상물을 통해 내용을 전달하고 환경나누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하여 모든 법회 단위에서 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정례화하기로 했다. 영상물 제작, 사전 공지, 모든 단위 법회에서의 진행, 환경나누기 보고서 수령, 사후 실천과제 홍보의 수순으로 업무 흐름을 잡았다.

첫 번째 내마음의 푸른마당,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를 주제로 활동팀장님이 만든 영상물의 반응은 대단했다. 주제를 전달하는 수준도 높고, 각 단위에서 자체 진행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었다. 대중들의 탄성 속에 영상물을 본 후 환경 나누기를 했는데 두 가지 흐름이 있었다. 환경 실천을 게을리 하거나 잊고 있었는데 잘 해 보겠다 하시는 분들과 환경에 대해 처음 접해본다, 놀랍고 부끄럽다, 관심을 갖고 실천 해 보겠다 하시는 분들이었다. 특히 불교대생들의 반응이 그러했다. 처음 접해본다는 분들의 나누기를 보면서 환경문제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내마음의 푸른마당을 대중적으로 진행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했다.

물 아껴쓰기를 주제로 두 번째 내마음의 푸른마당을 진행했고 대중들의 관심도도 조금씩 높아졌다. 그리고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이번 내마음의 푸른마당은 두 분이 준비해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영상물 준비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서 안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동안 외면해 왔었다. “해 보지요 뭐” 민지님이 앞장서고, “졸작이 만들어져도 할 수 없지 뭐” 투덜거리는 내가 뒤 쫓아 세 번째 내마음의 푸른마당 준비를 시작했다.

주제는 이미 팀원들이 함께 의논하여 비닐사용 줄이기로 정했었고, 영상물 준비는 오롯이 우리 두 사람 몫이었다. 그래도 팀장님의 도움과 점검을 저당 받아놔서 다행이었다. 어떤 내용과 순서로 만들 것인가 기획 회의를 하여 비닐 사용 현황, 문제점, 재활용 수준, 대안의 내용으로 구성하고 법당의 비닐 배출 현황도 넣기로 했다. 막상 내용을 채우려니 막막했다. 정확한 내용을 전해야 하고 말이 아니라 글과 자료로 전달해야 하니 부담감이 많았다. 하기 싫은 마음과 투덜거리는 마음이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정토회 자료를 찾아보고 인터넷 검색도 해 보았다. 정토회 자료는 오래 된 것이어서 그동안 변화, 발전된 내용이 없어 불안했고 자원재활용공사 인터넷에는 비닐 재활용에 관한 자료가 아예 없었다. 그나마 뉴스 보도 자료 내용이 있어 참고 자료로 삼았다. 갑론을박한 2차 회의에서 맑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백일간의 환경 수행 일지, 법당 쓰레기 성상 조사 일지, 비닐 재활용 인터넷 조사 자료에서 내용을 뽑고 비닐쓰레기 사진, 장보기 사진을 찍어 넣기로 했다. 3차 회의에서 글과 사진 자료를 점검하여 최종 구성을 하였고 민지님이 영상물로 만드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뭔가 석연찮고 불안했다. 대중들에게 잘 전달될까, 딱딱하지는 않을까…

드디어 3차 내마음의 푸른마당 시작일.
‘아름다운 가을날 여러분을 내마음의 푸른마당으로 초대합니다.’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가을 풍경들, 구포 추석 장보기 사진들, 대안용품 사진 그리고 멘트…

“와~ 잘 만들었다.” 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우리도 영상물 만들 수 있구나.’

대중들도 너무나 좋아하셨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 후손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고 환경 실천을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나누기를 하셨다.
활동팀장님이 영상물 제작을 도와주시고 민지님이 재능을 발휘해서 자칫 딱딱할 수 있던 내용이 아름다운 가을 나들이가 되었다.

나누기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내마음의 푸른마당이 얼마나 가랑비를 뿌렸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환경 문제를 처음 접하고 실천하신 분, 잊고 지내다 실천하신 분, 꾸준히 해 오신 분들,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환경 실천을 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차 내마음의 푸른마당 참여 인원 350여명 이었다.

지금 동래정토회는 4차 내마음의 푸른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정토회 환경 실천의 하이라이트 빈그릇 실천하기.
역시 환경 담당 두 사람이 준비하고, 활동팀장님이 다듬으실 예정이다.

# 에코붓다 소식지 2013년 11-12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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