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 | 정희경

소한
– 정희경

곡괭이가 쨍! 하고
언 땅을 튀어 오른다.
땅속 깊이 묻어둔 무들의 겨울 안부
꼿꼿이 견뎌온 시간
흙냄새 알싸하다.
어디까지 내려가야
체온에 닿을 수 있나
들이치는 눈발에도 끄떡없는 저 성역
달빛도 더디 흘러서
긴 고요를 건넌다.

# 에코붓다 소식지 2014년 1-2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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