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하게 삽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즐거운 불편을 찾아 누려보자.

죄송한 얘기지만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는 길도 차에 시동을 걸었었다. 골목길에서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와 마주치고 주차할 자리 찾느라고 빙빙 돌다보면 걸어서 5분이면 될 걸 8분도 더 걸릴 때도 많았었다. 새로 발령 받은 홍은초교는 교통이 무지하게 나쁘다. 그걸 핑계로 차를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시멘트처럼 굳어 버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하는데…

그런데 요즘 아침뉴스마다 가슴이 철렁 한다. 국제 원유가를 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오르는 것 밖에 모르는 게 기름 값이다. 다행히 오늘은 1달러 내렸단다. 오! 내릴 때도 있구나… 어떻게 하면 내리지?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었다. 수요가 줄어서 그렇단다. 수요가 줄었다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거다. 그럼 왜 찾지 않을까? 기름이 비싸니까 절약을 하기 때문이란다.

절약! 사실 그동안 남다르게 절약을 한다고 했지만 말로만 했던 것도 많다. 결심이 무너지고 무너지던 끝에 드디어 오늘은 걸어서 출근했다. 빨리 걸어서 55분 걸리는 거리다. 산 넘고 물 건너야 한다. 백련산과 홍제천을 지나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생각나는 한 마디가 있다. ‘거국적’이란 말씀이시다. 내 한 걸음이 기름을 얼마나 절약 하겠는가마는 거국적으로 계산하면 절약된 기름이 얼마이겠느냐는 말씀이다. 여중 3학년 때 야무지시고 알뜰하시고 철저하신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지금은 퇴직을 하셨을 텐데 부산 모 여중에서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던 김순명 선생님이시다. 아직도 선생님이 강조하시던‘거국적’이라는 의미를 생생히 기억하며 해마다 반 아이들과 거국적인 것의 의미를 알리고 실천에 옮기느라고 부산하다.“자장면 집에서 한 사람이 남긴 자장면 한 줄을 전 국민이 모으면 얼마이겠느냐”시던 말씀이시다.

급식이 없던 84년 신사초등학교 6학년 담임일 때의 일이다. 도시락을 먹고는 아이들이 남긴 반찬들을 대야에 모아 보게 했다. 한 대야가 거의 다 되었다. 반마다, 학교 마다, 도시마다 전국의 교실에서 이렇게 한 대야씩 모이면 얼마나 많은 음식이 낭비되며 음식쓰레기는 또 얼마나 쌓이겠는가. 그게 바로 ‘거국적’의 의미이라는 거다.

요즘은 스쿨뱅킹이라 급식비나 우유대금, 우체국 저금을 편지봉투에 담아오지 않는다. 예전에 편지봉투에 담아 올 때는 편지봉투를 쓰고 또 쓰고 아니면 집에 오는 우편물 봉투를 재활용시키기도 했다. 그러면서 편지봉투 한 장이 거국적으로 모이면 얼마가 될까를 아이들과 계산해 본다.

우리 반 친구 40명이 10원짜리 편지봉투 한 장을 한 번 쓰고 버리면 4백원, 우리 학년 10반이 모이면 4천원, 우리학교 6개 학년이 모으면 2만 4천원, 서울시내 600개 학교가 모이면 천4백 4십만원,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1천개라고 잡고 다모이면 140억… 1년 중 8개월을 모으면 1120억! 으악! 아이들은 억의 개념도 모르면서 뒤로 넘어진다. 그러고부터는 편지봉투 한 번 아껴 쓸 때마다 토끼도장, 코끼리 도장 등을 찍어 주며 편지봉투에 동물농장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생각하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내 나라에서 내 한걸음 한 걸음이 바로 한 방울 한 방울 기름을 만들어 내는 유전과 같다. 이 길이 바로 거국적인 절약의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다. 눈을 돌리고 보니 구석구석 낭비다. 낭비되고 있는 걸 보니 또 가슴이 철렁한다.

우리아이들의 빈그릇이야기

-홍은초 6-4반 아동들이 (사)에코붓다의 빈그릇 운동에 동참금 천원도 내고 동참하여 절약과 환경,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점심 먹은 식판을 깨끗이 물로 씻어 먹는 빈그릇 운동에 즐거이 참여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집에서 가족들도 빈그릇운동에 참여하여 뿌듯함을 맛보고 있다. 이제 빈그릇운동은 아이들의 자신감을 핵폭탄 같은 위력으로 키워가고 있다.

물을 붓고 있는 계원이. 빈그릇하면 특히 힘들어하던 강계원이도 이젠 척척…
매사에 적극적인 광우는 처음부터 남달리 앞장섰고…

구역질에 눈물까지 글썽이던 다희가 이젠 씻은 듯이… 빈그릇 동참금도 1등으로 내고…
마지막 단계. 물부어서 쓱쓱싹싹 달그락거리는 빈그릇운동이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

물 부어서 그냥 마셔버리기도 하는 구나.
김치그릇에 물 부으니 건건한 고춧가루 차… 그래도 후루룩 맛있는 듯 해결하는 대견함
Ȍ

개운해요. 뿌듯해요. 예쁘죠! 이젠 뭐든지 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사람들이 먹기 전의 식판이라고 놀려요. 부모님도요. 그리고 놀라셔요.

***빈그릇운동에 대한 부모님 생각***

6-4 서 희 어머님:홍영희
처음에 서희가 6학년으로 올라가자마자 빈그릇 운동 때문에 배가 아프고 올릴 것 같다고 매일 힘들어하더니 시간이 가면서 좋아 졌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듯 빈그릇 실천을 집에서도 아빠나 엄마에게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희가 신통하기도 했지만 선생님 뜻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서 우리는 자식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것도 깨끗한 환경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환경운동에 앞장서 가시는 선생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저도 우리 주위의 무슨 모임에 가면 선생님의 빈그릇 운동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전에 같지 않게 많은 분들께서 호응을 해주십니다. 공감들을 많이 해 주시면서 조금씩이라도 노력을 하시겠다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6-4 김영훈 어머님:김남희
우리 영훈이가 6학년이 되어 처음 빈그릇운동을 시작하였을 때는 많이 힘들어하였지만, 지금은 음식에 대한 소중함과 편식하는 습관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최대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나가며 먹을 만큼의 음식을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빈그릇운동에 조금씩 참여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빈그릇운동의 실천으로 음식에 대한 고마움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영훈이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미술시간에 실천해보는 쓰레기제로

우유팩을 겉껍질과 속껍질을 분리시켜 화선지대용으로 번지는 그림을 그려봅니다.

1L들이 우유팩을 껍질을 분리시켜 글과 그림을 넣어 시원한 부채로 꾸며 보았습니다.

하얀 도화지 대신 신문지에 그리면 자원절약은 물론이지만 창의성이 놀랍도록 자랍니다.

우리 사랑스런 규환이는 쓸 데 없이 전등이 켜져있으면 무조건 끕니다.

(관리자 주: 첨부된 사진 파일이 소실되어 복구중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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