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그릇 실천하는 ‘문턱없는밥집’

2007.07.25 11:46:41


 빈그릇 운동 실천하는 ‘문턱없는밥집’



 
지난 7월 9일 서울 서교동에 빈그릇 운동을 실천하는 특별한 식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5월 15일부터 두 달 가까이 시험 운영 기간을 거쳐 정식 영업을 시작한 ‘문턱없는밥집’이 바로 그 곳입니다.
 식당의 이름부터가 남다른데 식당의 운영은 더욱 남다른데가 많습니다. 먼저 몇몇 비싼 수산물을 제외하곤 모든 재료를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유기농 식품을 사용합니다. 야채와 채소는 물론 삼합에 쓰는 돼지고기도 충남 홍성유기영농조합에서 유기축산으로 생산한 고기를 쓰고 있습니다.   

 문턱없는밥집 전경 


 유기농 식품을 쓰기 때문에 식자재 원가는 최소 3~4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비싸지지만 밥값에는 식당 이름처럼 문턱을 없앴습니다. ‘문턱없는밥집’ 신혜영 대표는 “단일 점심 메뉴인 비빔밥의 원가는 5000원 정도지만 밥값은 1000원 이상 손님 형편껏 내면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손님들께서 평균 2000원 정도의 밥값을 내고 가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턱없는밥집의 다른 특징은 빈그릇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빈그릇 식당 1호점을 운영했던 에코붓다 주부활동가 길주옥님과 여러 에코붓다 활동가분들께서 ‘문턱없는밥집’의 운영 의도와 부합하는 설계를 도우셨습니다.
 문턱없는밥집에서는 밥 퍼는 것에서 부터 설거지까지 모두 셀프입니다. 
  


  이렇게 각자가 먹을량 만큼 퍼서 식사를 한 다음 고추가루 하나도 안 남기게 설거지 작업을 해야 합니다. 숭늉을 빈그릇에 뜨고 무를 한 조각 가져와서 젓가락으로 쓱쓱 문지르는 방법으로 빈그릇 운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만약 고추가루 하나라도 남길시에는 벌금 10000원을 내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주방에서도 음식물쓰레기를 거의 남기지 않기 위해 ‘나머지 조림’과 ‘꼬다리 전’을 반찬으로 밥 상위에 올립니다. ‘나머니 조림’은 육수를 내고난 멸치나 다시마, 새우, 양파등으로 만든 조림이고 ‘꼬다리전’은 버섯, 호박, 고추 등 식재료를 다듬다 남은 꼬다리를 갈아서 만든 부침개입니다.
  


    꼬다리전


그래도 남는 식재료는 지렁이 화분을 이용해 거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맛있는 비빔밥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기에 설거지 정도는 문제가 안될듯 합니다. 
 
  ▲ 
식사후 숭늉과 무조각으로 깨끗이 씻겨진 그릇
 저렴한 음식보다 더 따뜻한 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문턱없는밥집을 발의한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는 ‘문턱없는밥집’을 “가난한 유기농 농사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사서 만든 유기농 식사를 가난한 이웃들과 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먼저 일반인들이 비싸서 먹기 힘든 유기농 음식을 도시노동자 서민들도 부담없이 즐길수 있게 한 가격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다채로운 저녁 메뉴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식당이 정상화 되어 흑자로 전환될 경우 그 이익금을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형편이 되는 사람들도 1000원씩 내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루 빨리 우리들의 의식이 성장하고 또 문턱없는밥집의 영업도 정상화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유기농 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양대학교 사회봉사자 손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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