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대원칸타빌아파트의 도전! 음식쓰레기 제로

– 안미선 –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양천구에 위치한 대원칸타빌 아파트로 550여세대가 입주해 살고 있다. 양천구로부터 정토회와 함께 음식물쓰레기 감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원칸타빌아파트가 시범모델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각 가정에서는 조리된 음식은 남김없이 먹고 조리과정에서 나온 생쓰레기는 말려서 정해진 요일에 정해진 장소에 내놓으면 수거하여 강화에 있는 유기농 농장에 가져가 퇴비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음식쓰레기제로’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말린 생쓰레기가 퇴비가 되어 생산된 농산물을 다시 우리가 사 먹음으로써 도시와 농촌이 서로 소외되지 않는 건강한 관계로 살아나는 것까지도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물론 누구나 참여해서 쓰레기를 줄여야 된다는 건 잘 알고 있고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전주민이 참여하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파트 부녀회장과 회원들과 만나 빈그릇운동과 생쓰레기를 말려 퇴비화 하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서 부정적일 것 같았는데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어렵지만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제 환경문제를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반갑고 고마웠다.

생쓰레기를 말려 내놓기 전에 동반장과 부녀회원을 대상으로 정토회에서 와서 환경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2차 교육 후에는 자신의 지금까지 생활을 반성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203동 반장인 박옥심씨는
“화면보는 순간 가슴이 찔린다. 너무 생각없이 산 것같다. 가족위해, 환경위해 노력해보겠다.”
202동 부녀회원 이희숙씨는
“아무 생각없이 비닐 쓰고, 음식 많이 만들어 버렸던 일이 반성된다.”
204동 반장은
“반성이 많이 된다. 며느리가 시장가면 조금씩 사오는 것이 눈에 안찼는데 살다보니 그게 좋은 거더라. 더 노력해야겠다.”
201동 송정희씨는
“손이커서 버리는 게 많은데 지금부터라도 적게 만들어 먹도록 해야겠다.”
201동 지연화씨는
“손이 작아서 조금밖에 안하는데도 많이 버리고 사는 것같다.”
204동 박희숙씨는
“까만비닐봉지를 많이 사용했었는데 대형마트에 가는 것부터 줄여야 할 것같다. 재래시장에 가면 필요한 것만 살 수 있어 좋다. 시금치, 버섯 데친물은 받아 놓았다가 화초 주는데 정말 잘 자란다.
유미정씨는
“소식하고 있다. 욕심안내고 먹는 것을 줄이니까 정갈해지는 기분이다. 또 돈 안들이고 살을 뺐다. 빈그릇운동 꼭 실천하겠다.”
301동 정순자씨는
“냉장고를 가득채워 놓았더니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다. 또 오래 보관하다 보니 나중에는 냄새가 배어서 결국 버리게 되더라. 요즘 많이 비워놓았다. 전기요금도 적게 나온다.”
박양심씨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기 힘들었는데 열심히 해 보겠다.”

교육 후 생쓰레기를 말려본 부녀회 총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말리는 것이 수월하고 음식쓰레기가 80%가 줄었다”며 무척이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말려서 내놓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생소하여 교육을 받은 부녀회원들과 통. 반장들이 주로 했는데 현재 일주일에 80리터짜리 마대로 두 포대가 나오고 있다. 지금은 일반주민들도 참여가 점점 늘고 있다. 앞으로 이 사업은 양천구에 있는 20개 동에서 각 한 아파트씩 추천을 받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의미있는 사업에 내가 살고 있는 대원칸타빌 아파트가 첫 시작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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