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은 물질적 풍요보다 내가 만족하고 자연 속에서 순환하는 것 | 이미숙

특집-에코보살 심층인터뷰
삶의 질은 물질적 풍요보다 내가 만족하고 자연 속에서 순환하는 것
이미숙 | 광주

최광수(이하 최) :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 하시면서 아파트 전체를 녹색아파트로 만들어오셨는데 개인적인 부분과 직장이면서도 터전인 아파트 전체를 바꾼 대목을 같이 이야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최 : 정토회를 언제부터 알게 되었고 참여하게 됐는지?
이미숙(이하 이) : 2007년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카톨릭을 15년 다녔다. 주일을 못 지키는 게 늘 짐이었다. 그러던 중 휴가삼아서 템플스테이 갔는데 수계를 받으라 하더라. 부담 갖지 말고 부처님처럼 배우면서 사는 것이 수계라고 했다.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받았다. 그런 계기가 살면서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다른 사찰들을 기웃거렸는데 상담하시는 스님 뵙기도 힘들고 성당을 대신할 만하지 않았다.
정토회를 접하게 된 계기는 지렁이를 통해서였다.
2004년도 처음으로 조경자재를 하는 분들과 인터넷동호회를 만들었다. 2,000명 정도 회원이 있었는데 내가 운영자로 활동했다. 한 분이 “소장님들은 아직은 못 느끼겠지만 음식물 쓰레기가 심각하다. 지렁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가 한 번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흔쾌히 찬성해 시 도별로 한 명씩 열두 명의 소장님들이 지렁이를 분양 받았다. 푸대 자루에 지렁이가 왔는데 아무 설명서도 없어서 난감했다. 인터넷 조회해보니까 정토회에서 지렁이를 분양한다고 해서 찾아갔다. 정토회는 요일별로 지렁이가 담긴 화분이 있었다. 담당자에게 설명을 듣고 확신이 생겨 시작했다. 혼자 1년을 키워봤다.

2005년에 직매립 금지법이 생겼다. 광주처리장이 부족해서 집집마다 마당에 음식물쓰레기가 쌓였다. 심각함을 느낀 주민들이 음식물처리공장에 가보고 대책을 찾아보는데 동의를 얻어서 좀 더 쉬운 방법인 음식물쓰레기통을 배부했다. 지렁이 키우는 것을 몇 번 보셨던 분들이 지렁이 분양에 동의했다. 열 분 정도 받아가서 일곱 명이 일 년 꾸준히 실천했다.

그분들이 자발적인 분들이다. 평소에 절약이 몸에 배인 분들이라 쉽게 하시더라. 같이 1년을 해보니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상황은 나아졌다. 분양을 해 준 환경단체연합회 활동가들도 성공을 못했는데 우리는 성공을 했다. 호기심을 갖고 이목이 집중됐다. 이걸 마을차원에서 해보자 해서 2007년에 마을분양을 하게 됐다. 그 해 60세대 정도 분양했다. 스스로 뿌듯했다.

그즈음에 법륜스님 즉문즉설 포스터 ‘무엇이든 물어라’를 보게 됐고 고민도 해결됐다. 관리사무소장를 하게 된 계기가 IMF 일어나면서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소장 일을 하게 됐는데 굉장히 무료했다. 민원들도 똑같은 것이 반복되고….. 입주민들과 공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주민들하고 환경운동을 해간다는 것이 활력소가 됐고, 스님 법문 들으면서 사람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주민들하고 소통하는 것도 알게 됐다. 내가 그 동안에는 일로써 해왔구나 알게 되었다. 정토회에 푹 빠져 버렸다.

최 : 그럼 예전에 가졌던 고민과 갈등이 새로운 아파트 일과 환경실천을 하면서 해결되신 거네요.
이 : 기업체 근무를 하다보면 내가 생산적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생활이 역동적이지 못하고 비생산적이라 생각했고 심리적 갈등도 있었다.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 정토회 만나면서 활기를 찾았다. 민원이 오면 해결해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법문을 들으면서 물리적으로 해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교감을 하면서 일부러 해결하지 않아도 저절로 해결이 되더라. 그리고 우리는 2007년에 시작을 해서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지렁이를 시작했는데 주민들이 공부를 하다보니까 ‘전기도 아껴보자’며 새로운 꺼리들을 흡수해주시더라.

이 아파트가 전체 180세대인데 그 중 120세대가 지렁이 분양을 받았다. 지금은 오십 세대는 포기하고 70세대 정도 운영하고 있다. 성공한 70세대 아주머니들이 일일이 방문해서 모니터링 하고 죽으면 다시 분양해주고. 2009년엔가 13세대를 모집해서 저울을 나눠주고 음식물쓰레기제로에 도전해봤다. 3세대가 음식물쓰레기제로로 한 달을 사시더라. 정토회관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고 생활에서도 가능하구나 생각했다.

최 : 세 분이 시작했는데 지금 몇 분이 계신가?
이 : 그 이후는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이 생활이 가능하다는데 답을 얻었다.

최 : 세 가구는 일상적으로 어떻게 사시는가?
이 : 정토회관 환경실천처럼 야채 꼬투리까지 양념이나 국으로 쓴다. 양파껍질마저도 육수내서 먹고 나머지는 지렁이를 준다. 음식물쓰레기제로 6단계를 제대로 실천하는 분들이다.

최 : 지금 현재 지렁이는 칠십 가구 정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공동으로도 진행하는가?
이 : 집 안에서 하기에는 힘든 일이다. 사무실은 음식물이 안 나오니까 괜찮은데, 상자가 썩기도 하고 날파리가 꼭 생기는 철이 있더라. 그 때 못 하겠다 하는 분들이 생긴다. 처음에는 6세대 정도가 학습장 정도로 시작을 했는데 거기는 날파리 문제가 안생기더라. 땅하고 닿아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라인 전체를 큰 상자로 진행하면서 지렁이 상자를 밖으로 가져오게 했다.
최 : 지금 대부분의 가정이 집안에서 하는 게 아니라 공동으로 하고 있나?
이 : 30세대는 밖에서 40세대는 집안에서 하고 있다.

최 : 부담이 덜 하겠다.
이 : 우리가 진행한 것을 보고 광주지역 32개단지가 지속적으로 지렁이 분양을 하고 있다.

최 : 분양기관은 어디인가?
이 : 따로 없다. 매년 구청은 쓰레기감량시범단지를 공모한다. 사업비는 작지만 그 돈으로 분양을 늘려간다. 또는 의제사업을 신청해서 하기도 한다. 큰 단지들은 공간이 많아서 우리가 처음에 했던 실험들을 그대로 하고 있다. 텃밭 공간이 있으니까 흙으로 하는 퇴비화도 하고 있다.

김성균(이하 김) : 시작은 지렁이 때문에 했지만 주민들이 음식물쓰레기제로 운동을 하면서 여러 변화들이 있었을 것 같다.
이 : 처음에는 쓰레기제로운동까지 가보자고는 감히 생각을 못했다. 재미있게 음식물쓰레기만 해보다가 관심이 약해지니까 교육으로 전환되었다. 교육을 하고 인식이 되어야 바뀌더라. 다음으로 찾은 대안은 대기전력 제로, 캠페인만 하는 게 아니라 에너지진단을 시작했다.

최 : 아파트내부 자체적으로 하는가? 진단기계는 구매했나?
이 : 초창기에는 환경단체에서 빌렸다. 지금은 구매했다. 대기전력과 소비전력 지수를 재드렸다. 이 행사를 하면서 주민들이 많이 바뀌었다. 끊임없이 전기제품 늘리고 큰 가구 자랑하던 분들이 부끄러워했다.

최 : 어떻게 반응을 보이시던가?
이 : 집안 전체의 전기제품 목록을 작성하는데, 목록이 한 장도 안 되는 가구도 있고, 서너 장 되는 분들도 있다. 가전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 어제까지는 자랑이었는데 갑자기 창피하다고 반응을 보인다. 집안 전체의 대기전력을 재보면 많은 가구는 5-6만원이 버려지고 있다. 소비전력 측정해주면 설명할 때는 안 듣던 분들이 전등 끄려하고, 가스압력밥솥으로 바꾸고 살림을 줄이는 분들이 생기더라. 요즘 스마트폰 충전기가 각 방마다 있는데, 계속 0.6W씩 24시간 흐르고 있다.

최 : 측정은 소장님 혼자서 하시나?
이 : 2인 3조로 진행했다. 방문해서 진단만 하는 게 아니라 지렁이도 이야기하고 다른 실천들도 이야기한다.

김 : 리스트나 이런 것 없나?
이 : 초창기 때 사용했던 것이 있다.

최 : 가정 방문할 때 직접 기록한 건가? 양식은 직접 만들었나?
이 : 우리가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30분만 할게요’하고 두 시간하고 나온다.

김 : 지금은 벽이 없을 것 같다.
이 : 새로 오신 분들은 어렵다. 신안모아아파트가 좋아서 이사왔다 하면서도 내 집에 오는 것은 꺼려한다.

김 : 독특한 사례가 있는데 권하고 싶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를 갔더니 그곳은 새로운 주민이 이사오면 동사무소에서 동네 관련 브로셔나 리플렛을 들고 방문한다. 동네를 소개시켜 주는 거다. 반응이 굉장히 좋다한다. 신도시를 만들면서 인구가 빠져나가는데 따른 아이디어란다. 입주자가 관리사무소에 와서 등록할 때 리플렛이나 자료를 주면서 우리 아파트는 다르다고 소개하면 벽이나 경계가 좀 허물어질 것 같다.
이 : 우리는 입주카드 쓸 때 탄소은행 가입카드는 즉석에서 만든다.

최 : 절감 리스트를 즉석에서 작성해서 보여주면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이 : 사람들이 수치에 민감하더라. 전기밥통 안 쓰고 가스압력솥 사용하고 심지어는 보일러는 다 뽑아버려 남편들과 싸우는 분들도 있다.

최 :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이 젊은 사람보다 더 민감하지 않나?
이 : 원래 절약을 해 오던 분들이라 그렇다. 40~50대분들이 가장 변화가 많다. 발전세대에 살아왔기 때문에 늘려가는 재미로 살아오신 분들이라 변화가 많다.

최 : 젊은 세대는 관심이 없을 것 같다. 버는 것과 편리한 게 중요한 세대들이라
이 : 아파트관리소장들과 송년회를 하면 다음해는 무엇을 해볼까 고민을 한다. 해마다 주제를 정해서 해보자고 했다. 물 아껴 쓰기, 화장지 안 쓰기, 일회용품 안 쓰기, 8월에는 에너지날 마을행사 차원에서 전체 소등행사하면서 촛불로 무대를 만들고 노래자랑도 한다. 노래자랑에 참여하겠다고 손주들이 타지에서 온다.

최 : 주최가 아파트 부녀회인가?
이 : 처음에는 부녀회로 시작했다. 부녀회원들은 자발적이어서 굉장히 흡수도 빠르고 추진력도 좋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 마을운동으로 하면. 공모사업을 하면서 돈이 개입이 되니까 논의해야 하고 마을주민들에게 알리고 입찰도 해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부녀회원들이 할 때는 논의과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입주자대표회의는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잣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갈등이 생긴다. 4월에 입주자대표 회의팀(관리사무소 모든 사업에 대해 조사하는 아파트감사기관)이 바뀌면 완전히 엎드려서 지내야 한다. 마음공부를 실감나게 한다. 그러나 그분들이 2년이 지나면 응원단이 되어버린다. 결국에는 여러 단체의 대표님들을 모아 그린마을추진위원회(주부,노인,입주자대표님원들은 모아 모두 의견을 낼 수 있는 기구)를 만들었다. 그래서 조금씩 자리 잡아 갔다.

최 : 추진위원회는 언제쯤 시작했나?
이 : 2010년부터 시작했다.

최 : 의사결정이 세련되고 효율적으로 진행이 되겠다.
이 : 그래도 2년에 한번 교체시기에는 그 단체가 왜 있어야하냐고 문제제기를 한다. 예를 들어 빗물저금통을 만들자고 하면, 그 빗물 모아쓰는 비용이 얼마나 된다고 그 비용을 들이냐고 제기를 한다. 그런 것들을 제가 설명하면 소통이 안되니까 추진위원들이 주민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해결이 된다.

최 : 대화하는 방법을 깨달으신 것 같다.
이 : 쉽지는 않다. 새로 바뀌는 동 대표들도 대단한 분들이다.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들이고, 다툴 만도 한데 부드럽게 받아주시고, 또 몇 개월 안에 서서히 동화되는 것을 보면 준비된 분들이다.

김 : 탄소은행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이 : 광주시가 제일 먼저 시작했다. 시작은 전기, 수도, 가스 절약하는 량을 포인트로 전환해서 직접 계좌에 넣어준다. 재원은 광주은행에서 부담을 했다. 우리도 처음에는 아껴서 얼마나 입금이 되겠나 싶었다. 아파트별로 가입률이 높으면 시상을 한다고 해서 우리 아파트는 100% 다했다.

첫 회에 상금을 1,800만원 받았다. 그리고 각 가정마다 전년도와 비교하여 절감량 만큼 포인트를 주는데 우리 집도 7만원이 입금되었다. 2만원~16만원까지 받은 분도 계셨다. 가입하기 번거롭다고 안하신분들은 얼마나 부러웠겠나? 이제는 고지서가 나올 때마다 성적표를 받는 기분이다. 올해부터는 환경부에서 하는 공동네트워크로 진행한다.

최 : 광주는 전기, 수도, 가스 모두 포함되나?
이 : 처음에는 전기, 가스만 하다가 작년도부터 수도도 포함됐다.

최 : 통영 같은 경우는 전기만 한다.
이 : 전기보다 수도나 가스가 훨씬 겨울철 여름철에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많다.

김 : 탄소은행 말고 다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 : 채식운동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들이 많았다. 화장지제로운동하면서 뒷물수건이나 면생리대 운동도 했다.

최 : 아파트 주민들이 격려를 하시나? 진행하기 어려움은 없는지? 일반 가정에서 비데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 비데 사용이 전기 소비라는 걸 아니까 비데사용 안하고 샤워기나 손을 써서 한다. 개운해서 좋다고 하고 이제는 화장지 사용을 못 하겠다 한다.

김 : 정토회에서 하는 실천을 다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 마을 잔치할 때 처음에는 노래자랑을 하려니 엠프 소리에 고민하다가 빈그릇송 경연대회로 했다. 올챙이송을 개사해서 빈그릇송으로 만들었다. 7~8팀의 접수가 들어왔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파이프, 바가지를 이용해서 악기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더라. 노인정 할머니들, 부녀회어머님들, 성당식구들….참여자가 다양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물 절약할 때는 바가지송, 두루마리송, 에너지송, 지렁이송으로 발전되었다. 행사 때마다 불려가서 공연을 했다. 본인들이 신나서 한다. 외부활동하면서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만나는데 활동가 열 명하고 안 바꾼다고 했다.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실천정도도 상당하다. 올해는 9월에 ‘모아모아 절전소’ 발대식 준비를 하고 있다. 일회용제로를 올해 한번 더해 보자고 한 것이다.

김 : 빗물 저금통은 현재 어떻게 되고 있나?
이 : 경로당을 새로 지을 때 만들었는데, 공부가 전혀 없어 위로 십 톤짜리 파란 통을 그냥 가져다 놨다. 보기 싫다고 치워버리라해서 고생했다. 지금은 나무데크 안에 넣어 놨다. 이제는 견학오는 분들도 있다.

김 : 설치 목적은?
이 : 빗물을 모아서 그 주변 텃밭에 물도 주고 청소하시는 분들 걸레도 빨고 중수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 : 아파트 지붕에서 내려오는 물인가?
이 : 경로당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을 모은 것이다. 아파트 지붕에 떨어지는 물을 연구해 볼 문제이다. 저수조 공간도 비어있고 정화조와 직라인 연결되면서 비어있다. 약 천 톤 정도 될 것이다. 이런 공간에 홍수조절용으로 빗물을 모아뒀다가 여름철 마당에 뿌려도 되고, 건천화 방지를 위해 하천에 내려 보내도 될 것 같다.

최 : 개인의 이야기를 더 들었으면 싶다. 댁은 여기서 먼가?
이 : 여기서 10분 정도 걸린다.

최 : 십 분 거리 출퇴근을 하시는데 댁에서는 이런 실천이 어떻게 되고 있나?
이 : 애들이 독재적 제왕이라고 한다. 모두 다 실천한다. 화장지 없고, 세제도 없고, 지금까지 옷 구매하지 않기. 아이들에게도 가능하면 안 쓰도록 하고 있다. 전기요금은 한 달에 만 천원 나온다. 전기제품이 컴퓨터와 냉장고밖에 없다. 집에서 마지막에 나가는 사람이 전기차단기를 내리고 나가도록 한다.

최 : 냉장고안의 음식이 상하지 않나?
이 : 8시간 정도 냉장고 안에 냉기변동이 없으니까 이상이 없다. 냉동실도 괜찮다. 밀폐되어 있어서 가능하다.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의 모임’을 하고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전기 없이 살아보기를 실험삼아 해보고 있다. 매달 모여서 ‘난 뭘 버렸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최 : 어디서 어떻게 모인 사람들인가?
이 : 녹색연합회원 등 다양한 환경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다. 정말 다 버리고도 가능하더라. 냉장고, TV는 기본이다. 가정을 이루고 사는 분들은 쉽지 않을텐데 나는 누리면서 덜 쓰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최 : 다양한 실험과 모델이 나오고 있고 우리 사회의 소비수준이 많이 내려가야 하는데
이 : 장흥에 실험적으로 사는 분들이 있다. 전기제품이 없어 한전의 전원이 안 들어온다. 태양광으로 조리하는 기구를 만들어 쓰고 수세식화장실 없이 생활하고. 우리는 극한적인 실험이라 어렵겠더라.

최 : 도시에서 살면서도 그런 삶을 사는 분들이 있다.
김 : 그곳은 자연이라 순환시스템이 돼서 가능할 것 같다. 생태화장실을 하고 싶어도 다음 단계가 해결이 안되더라.
이 : 저 같은 경우는 주말에 농사를 짓는데 소변을 받아 모아서 퇴비로 쓰고 있다. 물을 덜 써보자는 목적으로 실천한다. 도심에서 옥상텃밭을 하는 분들은 많이 시도해 보시더라. 아파트는 통에 담아서 톱밥을 이용하기도 하고 실천하려면 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 실천이 지금 현실에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가끔씩 어느 날 전기사용이 안될 때 어떻게 살아야 되나 생각을 해본다.

최 : 환경실천에 대해서 지렁이를 도입부분에 말씀해 주셨는데 그 이전에도 관심이 있었나?
이 : 있었던 것 같다.

최 : 늘 댁에서도 절약하고 다시 쓰고 하다가 정토회를 만나 더 하게 된 것인가?
이 : 예전에는 쉬운 방법만 찾아서 하다가 정토회를 만나면서 방법을 알았다.

최 : 대개의 경우 절약이라고 하는 것이 삶 속에서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경우 환경의 순환 고리를 보게 되면서 관점이 달라지고 있지 않나? 일본에도 ‘아까워운동’이라는 것을 한다. 말 그대로 아깝다는 운동이다. 아깝다는 것이 좋기는 한데 절약의 관점은 안 맞지 않나?
이 : 아깝다는 것은 환경실천운동의 절약 의미와는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최 : 관점 자체가 제한되어 있지 않은가 생각해봤다. 지금 이미숙님이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근검하고 절약하고 소박하게 사시는데 삶의 질 자체는 어떠한가?
이 : 삶의 질은 물질적 풍요보다 내가 만족하고 자연 속에서 순환하는 거다. 남들이 무지해서 쓰는 그 부분을 내가 조금이라도 메꿔가고 있다는 위안이 생긴다. 이런 것들을 비춰보자면 내가 포기하고 사는 부분에 대한 만족하는 마음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로워진 것이다.

최 :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정토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분들의 만족감은 일반 사회인과 굉장히 다르다고 느꼈다. 일반인들은 쓰면서 만족감을 느끼는데 정토회분들은 잘 쓰이면서 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이 차이는 크다.
김 : 그야말로 잘 쓰일 때 만족감이 큰 것이다. 물질적 욕구에 끌려가는 삶이 아닌 내려놓고 삶이 단순해지는 것이다.
최: 오늘 만나뵙게 돼서 반가웠고 여러 가지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기대하고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에코붓다 소식지 2013년 11-12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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