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보살을 꿈꾸는’ 환경학교 이야기]


환경학교는 에코보살의 첫걸음

*장회경
사는곳: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좋아하는 것: 공연 관람
잘하는 것: 잡기에 두루 능함.
환경실천 한지: 텀블러 사용 1년 이상, 손수건 사용은 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환경학교 이후 자주 사용. 요즘에는 집에서 휴지 대신 뒷물하는 중이다.


지난 10월 우리 광명법당에서는 3기 환경학교가 열렸습니다.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삶, 플라스틱제로 운동, 빈그릇운동, 미세 플라스틱의 위협 등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실생활에서 실천할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이번 환경학교에 참여하며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환경학교는 총 3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법당에서 듣는 강의는 길지 않았지만, 매주 과제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깨어있지 않으면 습관대로 행동한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1강. 나의 친구는!

첫 시간에는 법문과 영상을 보며 마음이 착잡하고 오염의 주범이 나라는 것을 알고 나니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TV에 심심찮게 거론되는 것이 미세 플라스틱 문제입니다. 바디 스크럽, 클린징, 치약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하던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물고기의 생명을 빼앗고 다시 인간의 밥상으로 올라와 사람의 몸에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는 섬뜩했습니다. 특히 아직 미세플라스틱의 문제점이 밝혀지지 않아 향후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눈앞의 편리를 위해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벌였던 많은 문제들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는구나.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약간 무거운 마음으로 일주일 동안 함께 할 친구를 정했습니다. 저의 친구는 ‘닭’이었습니다. 닭의 평균 수명을 찾아본 적이 있는데 17~18년이 이었습니다. 그런데 닭을 좋아하는 우리들은 6개월도 안된 닭을 먹습니다. 어릴수록 살이 연하다며 영계를 특히 좋아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 영계들은 태어나 내내 철창에서 살다가 어린 나이에 죽은 어린이라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2강. 그대로, 가볍게 내어놓기

일주일간 내가 배출한 쓰레기와 관련된 사진과 내용을 공유하며 서로의 모습을 가볍게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일주일동안 만드는 쓰레기가 무척 많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공유했던 기록들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현재 내 모습을 알아야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 방향이 잡히리라 봅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이라고 분리수거해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쓰레기, 쉽게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알지 못했던 쓰레기 처리의 뒷면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운데가 글쓴이

3강. 그리고 나눔과 비움 장터

마지막 시간에는 집중 과제를 점검하고 지금까지의 과제 실행을 토대로 한 상장 수여식이 있었습니다. 일타쌍피상, 노력상, 물망초상, 변화아닌듯변화인상, 인감됨됨이상, 참회상 등 봉사자들의 재치와 촌철살인 상장 이름에 웃음 가득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종이 낭비를 줄이기 위해 PPT로 만든 상장은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환경학교에 참여하면서 서로 소감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후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보는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나눔과 비움 장터를 열었습니다. 집에 있는 물건들 중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물건을 내어 놓는 것마다 물욕이 일어 다스리느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갑, 노트, 텀블러, 브로치, 목걸이, 펜, 포스트잇, 아이크림 등 다양한 물건을 서로 필요한 만큼 나누어 가졌습니다.

에코보살 되기는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쉬울 수 있습니다. 손수건 사용과 텀블러 사용, 장바구니 사용과 음식 남기지 않기와 같이 생활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직접 실천해 보고 습관화 해보는 시간. 환경학교는 저에게 실천의 첫걸음을 알려준 소중한 학교였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19년 11-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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