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음식물 쓰레기 흙퇴비화 실험 이야기’③

실망의 시기와 실험을 거쳐,
이제는 편하게 놀이처럼

장흥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


시작하면서 하기 싫은 마음 등 여러 마음을 보았지만, 현재의 마음은 ‘참여하길 잘했구나’ 하는 마음뿐입니다. 흙퇴비화를 해본 것이 참으로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퇴비화 과정에 필요한 물품을 받고 함께 하는 도반들의 정보도 얻고, 나름 공부도 하고 진행하며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래도 얻은 최선의 해답은, 퇴비화도 중요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 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식단을 가볍게 하며 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씩 덜어 먹되 꺼내 놓은 건 다 먹으려 애쓰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자연히 줄어들어 고마운 마음이 더해지기도 하고, 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한편 온 식구들에게서 관심을 끌어내어 마음이 뿌듯해지는 보람도 느끼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2주째 실망의 시기와 실험을 거쳐, 이제는 편하게 놀이처럼 즐겨요

퇴비화 물품을 준비하며 처음 내었던 마음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바램은 여지 없이 2주도 못가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첫 시도 때는 그런대로 되는 것 같아 자랑도 했는데, 2차 시도 때는 생각대로 효소랑 배합이 잘 안되었는지, 잘게 썰지 않아서 그런지 뭉텅이에 습기도 차며 냄새도 나고 퇴비화 되어가는 모습이 확인이 안 되어 실망이 컸습니다.
그래서 다시 의견을 모은 결과, 3차시도 때는 플라스틱 화분에서 보다 공간이 넓은 스티로폴 통과 지렁이 퇴비함에 옮기고 여유있게 구분해서 묻어주기 시작했고, 이틀에 두 시간 정도 뚜껑을 열어 환기도 시켜주고 관심을 기울였더니, 나름 만족하는 결과를 끌어냈습니다. 이런 순서대로 몇 번 해보다 보니 이젠 부담이 줄어들어 편하게 바라보며 즐기고 있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즐기면서 놀이처럼 하라는 말씀이 생각나 잠깐의 행복을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어려운 과제(바나나껍질, 매실열매, 달걀껍질 등) 고민하다 개발한 방법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가 있어 고민하고 실험해보다가 다음과 같이 방법들을 찾았습니다. 퇴비화시키지 않아도 될 큰 음식물쓰레기들, 또는 조금 가공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들… 귤껍질, 양파껍질, 바나나껍질 등에 대한 처리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매실청 담고 나온 매실 열매는 다시 후식으로 맛보고 딱딱한 씨앗은 바짝 말려 일반 쓰레기로(전에는 그냥 땅에 묻었음), 김장하기 위해 육수 낸 찌꺼기는 갈아서 부침개로 먹고, 먹고 난 바나나 껍질은 잘게 썰어 잘게 부순 달걀껍질과 섞어 큰 화분에, 남는 달걀 껍질은 살짝 구워서 갈아 직접 화분 위에 뿌려준 후 흙과 살짝 섞어주고, 그리고 뿌리 있는 채소(양파. 무. 상추 등)들은 페트병으로 뿌리를 내려 구경도 하며 나온 줄기 등은 음식물 재료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베란다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기도 하고, 그저 흥미가 있고 재미있는 베란다와 주방이 되도록 함께 노력 중이지요.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로

그러다 보니 사실 주방에서 나가는 음식물 쓰레기는 설거지 후에 나오는 찌꺼기 정도가 거의 전부이고, 배출량은 제로입니다. 요즘 집에 오는 손님도 없다 보니 크게 음식 차릴 일이 없는 것도 한 몫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행위 하나하나는 함께하는 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답니다. 함께 찾아보고 공부하며 정성을 다함에 물러섬이 없는, 함께 하는 이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안내자와 도반들의 아이디어도 크게 도움이 되었고, 흥미있고, 재미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수행과제로 삼아 가족이 함께 해 나간다면 우리들의 바램인 지구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에게 흙퇴비화를 적극 추천 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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