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특집


겨울마다 관리사무소에서 “사람 사는 집 맞냐?”고 물어요

주영미 |양천지회


“낡은 아이스박스 안에서 음식물쓰레기가 발효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한 번씩 위쪽에 있는 흙과 아래 흙을 뒤섞어주며 흙에서 나는 열기와 흙냄새를 맡으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우리 집 겨울철 난방온도는 제로에 가깝습니다. 보일러 사용시간 한 시간 줄이면 한 달 이산화탄소배출량이 28.3kg이 줄어들고, 전기료는 10,518원이 절약된다고 하니 나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집안에서도 패딩을 입고 생활하는 게 일상입니다. 덕분에 건조한 생활을 피하게 되어 맑은 피부는 덤으로 챙깁니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차를 탈 때도 히터는 항상 꺼둡니다.

겨울철 난방요금이 제로에 가깝다 보니 매년 겪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관리소 직원의 방문을 받습니다.
“혹시 집을 많이 비우시나요? 난방 기계를 교체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집에 비해 터무니없이 전기료가 적게 나오니 이런 대화가 오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 집 난방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사진설명: 지난 12월 난방비 고지서)

13가지 환경실천 가운데 제가 꾸준히 하는 것은 뒷물수건입니다. 정토회 경전반 환경 수업에서 처음 접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뒷물수건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써보니 휴지보다 훨씬 위생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화장실에서 사용했던 휴지 양이 엄청났음을 알고 나니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흙퇴비화 실천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낡은 아이스박스 안에서 음식물쓰레기가 발효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한 번씩 위쪽에 있는 흙과 아래 흙을 뒤섞어주며 흙에서 나는 열기와 흙냄새를 맡으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좋은 흙은 건강한 식물을 자라게 하고, 잘 자란 식물은 공기 중에 탄소를 다시 흙으로 되돌려보낸다고 하니 이번에는 우리 집 베란다에서도 할 수 있는 ‘행복한 농부’에게도 참가해볼 생각입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2년 03·0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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