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신문] ‘골고루 가난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방송날짜: 2008.06.02

유정길 법사가 제시하는 지구환경문제의 해법

다같이 잘살아보자’라거나 ‘어쨌든 자기 자신만이라도 잘살아보자’는 가치가 주류인 지금의 세상에 획기적인 관점을 제시한 이가 있다. 그가 바로 환경단체 ‘에코붓다’의 대표인 유정길 법사이다. 유 법사는 지난 5월 30일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환경의 날’ 기념 강좌에서 이 사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만이 지구가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말하자면 우리 사회의 주류가치를 이동시키는 것이 환경문제의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날 강의에서 그는 지금 이 사회의 주류가치는 ‘산업과 자본을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러한 주류가치의 이동을 일구어내는 것이 환경운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류가치가 형성된 것은 ‘자원은 무한하다’는 환상이 주원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현대까지의 과학기술은 ‘자원은 무한하다’거나 ‘설령 유한하다고 하더라도 과학기술에 의해 극복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되어온 게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가속되었으며, 지구 곳곳의 이상 현상(지진, 태풍 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 그 주범이 바로 우리 사회의 주류가치라고 진단한 것이다. 이런 주류가치를 그대로 두고 부분적이고 단선적인 환경개선으로는 근본적인 지구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그는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말하자면 물과 공기를 포함한 자원은 절대로 무한하지 않고 유한한 것이며, 언젠가는 완전히 고갈될 날이 올 수 있다는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그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유 법사에 의하면 우리 지구의 환경문제와 생존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다 같이 잘살아보자’는 패러다임에서 ‘골고루 가난하게 살자’는 패러다임으로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것. 물론 이런 구호를 내걸면 내외적으로 적잖은 저항에 부딪치겠지만, 그것은 엄연히 진실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물질을 많이 소유하여 부자로 사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선진국들의 ‘지구 자원의 독식’을 예로 들었다. 지금 세계에선 20% 경제선진국이 지구의 83%의 자원을 소비하고 있으며, 나머지 80%의 나라들이 17%의 나머지 자원들을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말하자면 20%의 경제 선진국이 지구의 자원을 독식하여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의 모든 나라가 경제적인 부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한정된 지구의 자원은 고갈될 것이며, 지구의 파괴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그는 보았다. 그는 그 해법으로 ‘골고루 가난하게 살자’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극적 투쟁이나 권력찬탈의 방법이 아닌 비폭력적 방법으로라야 진정한 변화를 일구어낼 것이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혁명적인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지나간 역사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사회에 있어서 비경제적, 비자본적, 비산업적인 영역(틈새)을 발견하여 점차 확대시켜나가는, 그래서 마침내 지구의 주류가치를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생태적인 삶의 지속적인 실천을 통해 이 사회에 ‘주류가치의 이동만이 살길’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말하자면 경제발전지상주의의 가치에서 생태적인 가치로의 이동을 말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별로 이상하지 않던 사회에서 지금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주류적인 가치로 전환된 것을 예로 들면서 ‘경제발전을 통한 물질적 풍요 추구’라는 우리 사회의 주류적인 가치 또한 얼마든지 이동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참여한 30여 명의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회원들은 유 법사의 이러한 강의를 통해 자신들이 펼치는 환경운동의 갈 길을 좀 더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노라고 소감을 밝혔다. ‘골고루 가난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면서 말이다.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http://ecoansung.or.kr/, ☎676-0700)

송상호(‘더아모의 집’ 목사, http://cafe.daum.net/du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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