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음식쓰레기 줄이는 것도 요리” – 63빌딩 조리사들 TF팀

방송날짜: 2005.08.30 18:47:48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식당들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가 확 줄었다. 63빌딩을 관리하고 내부 식당을 우영하는 (주)63시티에 따르면 올 1월 65.7t이던 빌딩 내 식당의 음식물스레기가 7월에는 49.8t으로 감소했다. 약 4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만든 주역이 ‘음식쓰레기 감량 태스크포스(TF)팀’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을 펼치겠다는 목표로 63시티가 올 3월 이 팀을 만들었다. TF팀은 모두 11명으로 팀장은 59층의 양식당 워킹온더클라우드 서민석(47) 조리과장이다. 팀원도 대부분 한식당.중식당.뷔페식당의 조리사들이다.
TF팀은 출범하자마자 경기도 용인의 대한생명 연수원에서 2박3일간 합숙하며 30여 시간 동안 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돌아와서는 상해서 버리는 쉬운 야채과일 조달과정부터 바꿨다. 식당별로 하루 쓰이는 양을 분석해 그날 쓸 만큼만 아침에 사들였다. 이로 인해 하루 영업을 끝내고 냉장고에 남은 야채와 과일의 양이 종전의 5분의 1로 확 줄었다. 이전에는 그날 쓸 양을 어림짐작해 구입했었다.
코스 요리가 나오는 식당에서는 양의 기존의 80% 정도인 ‘라이트메뉴’를 선보였다. 값도 워내 코스요리보다 낮췄다. 서 팀장은 “일식당에서 회 밑에 까는 무채의 양까지 줄였다”고 전했다. 빌딩 입주사용 구내식당에서는 식사를 남기지 않으면 음료수 등 디저트를 주는 ‘당근 작전’을 펼쳤다. TF팀원들은 음식물쓰레기에 다른 것을 섞어 버리지 않은지 불시에 점검하기도 했다. 서 팀장은 “이젠 익숙해졌지만 전에는 쓰레기를 뒤지다 악취에 구토를 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63시티는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부대 효과도 얻었다. 음식 재료를 알뜰하게 쓰는 바람에 재료 구입량이 줄어든 것이다. 63시티는 올해 재료 구입 비용이 지난해보다 2억6000만원 정도 덜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 팀장은 “모든 식당 직원들이 까다로운 음식물 쓰레기 절감 수칙을 불평하지 않고 따라준 덕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공로를 돌렸다.    – 김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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