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경기도 제20기계화사단, 군부대 첫 ‘빈그릇 운동’

방송날짜: 2005.10.19 16:06:25

경기도 제20기계화사단, 군부대 첫 ‘빈그릇 운동’

[한겨레 2005-10-18 00:09]  

[한겨레] “나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

17일 오후 2시, 경기도의 제20기계화보병사단 돌격부대(부대장 김지환 대령)에서는 장병들의 우렁찬 외침이 쩌렁쩌렁 울렸다. ‘음식 남기지 않기-빈그릇 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 부대의 장병 1800여명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음식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고, 음식물 폐기물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신들이 먼저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사단이 ‘빈그릇 운동’을 시작한 것은 1일부터다. 부대원들은 자발적 서약을 통해 음식을 남길 때마다 끼니당 150원씩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이 운동은 이달 한달 동안 계속되며, 모이는 성금은 간부 252명이 낸 25만여원의 서약 동참금을 더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인도 어린이 돕기에 쓸 예정이다.

빈그릇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정토회 관계자는 “굶주리고 있는 인도 어린이들은 건강 상태가 무척 나빠 모진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장병들의 미안한 마음이 담긴 돈을 모아 인도 어린이들의 비타민 공급을 위한 오렌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 김근호(22) 일병은 “전에는 입에 안 맞는 음식이 나오면 그냥 버리곤 했는데 지금은 밥먹을 때마다 굶주리는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고, 잔반을 남기지 않아 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빈그릇 운동은 시작과 동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자율 배식을 하던 평상시 하루에 542㎏씩 배출되던 잔반량이 운동 시작 보름 만에 108㎏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빈그릇 운동은 수행 공동체 정토회가 지난해 9월 시작해 현재 30만명이 참가 서약을 했으며, 군부대가 빈그릇 운동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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