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8월27일 “그릇은 비우고 환경은 살리고”
방송날짜: 2006.09.04 16:50:14

정토회 ‘빈그릇 운동’ 2년
식사 후엔 반드시 물부어 먹기
냉장고 내용물 꼼꼼하게 정리를
접시 이용 뷔페식 상차림도 좋아
정토회 제공
먹다 남은 음식물 처리 고려해볼만
음식물 쓰레기, 지렁이로 해결
지렁이 퇴비함으로 먹다 남은 음식물 처리 고려할 만
냉장고 문에 내용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체크표를 붙여 놓는 것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식량자원의 낭비가 한해 평균 15조 원에 이르고, 음식물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데에도 해마다 4000억 원 이상의 세금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결식 아동은 16만 명, 지구상에서 기아로 인해 죽어가는 목숨이 연간 6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음식물쓰레기 제로운동’은 생명과 환경을 동시에 살리는 운동이다.
정토회가 지난 2004년 9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비움과 나눔의 빈그릇운동’은 약 2년 만에 150만 명 이상이 동참하는 등 요원의 불길처럼 확산되고 있다. 동참자들이 서약금으로 1000원 씩 낸 돈의 절반인 6300만 원은 북한, 인도 등 국내외 굶주린 이웃을 위한 기금으로 긴급 지원됐다.
정토회는 최근 (사)에코붓다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10월 말까지 약 100일간 ‘환경을 살리는 통장’을 보급하고 있다. 이 통장은 하루 동안 음식을 안 남기기 위해 어떻게 실천했는지 자기평가를 해보고 매일 100원씩 저축을 하는 운동이다. 이러한 빈그릇운동에 관심있는 일반인도 (사)에코붓다(02-587-8997)나 부산(051-557-2746) 울산(052-245-8995) 마산(055-247-8991) 정토회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빈그릇운동은 음식물의 순환구조인 ‘장보기-요리하기-식사-설거지-퇴비화-화초나 텃밭가꾸기’ 등 단계별로 쓰레기를 내지 않는 삶의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는 ‘환경을 살리는 통장’에 나온 공동 및 선택 실천과제를 간략히 소개한다.
▲공통 실천과제=밥 먹기 전 공양게송하기, 식당에서 음식 남기지 않기, 그릇 닦아먹기가 그것이다. 밥 먹기 전 공양게송하기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깃들어 있고, 한 톨의 밥에도 만인의 노고가 스며 있으며, 한 올의 실타래 속에도 베 짜는 이의 피땀이 서려 있다…’. 기독교 신자라면 식사 때 감사 기도를 올리면서 마찬가지의 감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선 주문할 때 자신의 식사량을 미리 말해주거나 먹지 않을 음식은 미리 반납한다. 식사 후에는 발우공양의 정신을 이어받아 밥그릇과 국그릇에 물을 부어 젓가락으로 김치나 무쪽을 이용해 깨끗이 닦아 먹어본다.
▲직장에서의 실천과제=음식점에 직장 동료와 함께 식사를 하러갔을 때는 우선 주문하기 전에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식사량을 미리 말해 적게 먹는 사람은 ‘조금만 주세요’라고 말한다. 먹지 않을 음식은 미리 반납한다. 여럿이 함께 먹는 요리에는 개인 접시를 사용하고 먹고 남은 음식이 담긴 그릇에도 이물질을 버리지 않는다. 음식이 남지 않을 만큼만 더 주문하고 먹지 않을 후식은 미리 사양한다. 그래도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가져간다.
▲가정에서의 실천과제=가정에서는 냉장고 투명용기 사용 및 정리하기, 시장 볼 때 계획 구매하기, 먹을 만큼 요리하고 버리지 않기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냉장고를 잘 사용하는 법은 첫째, 냉장고 문 안쪽, 냉장실, 냉동실을 구분해 무엇이 들어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체크표를 잘 보이는 냉장고 문에 붙여 놓는다. 둘째, 구입한 재료는 다듬어서 구입한 날짜를 적어 내용물이 잘 보이는 투명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가능한 한 투명용기를 사용하면 쉽게 음식물을 찾을 수 있다. 일주일 단위로 냉장고를 정리 정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보기는 어떻게 할까. 식품 구매 전에 반드시 냉장고에 남은 재료를 확인하고 계획된 식단에 맞춰 필요한 재료만, 필요한 만큼의 양만 구입한다. 쇼핑비닐 대신 투명망 방수망을 사용해 장을 본다. 제조일자를 확인하고 신선한 식품을 구입해 보관에 따른 식품의 변질을 방지한다.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 구매하고 구입 직후 재료를 손질해 1회 분량씩 나누어 저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요리하는 법도 중요하다. 생선찌개 같은 음식은 반드시 먹을 만큼만 조리한다.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볶음, 조림 등의 조리법을 선택해 요리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요리하는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엄마의 노고도 알고 스스로 만든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할 수도 있다.
가정에서 접시를 이용한 뷔페식 상차림도 생각해 볼 만 하다. 접시를 활용해 뷔페식 상차림을 하면 설거지가 간편하다. 국이나 밥, 반찬을 식탁 가운데 놓고 가족 스스로가 먹을 만큼 덜어 먹는다. 감사한 마음으로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접시에 물을 부어 김치나 무쪽으로 깨끗이 닦아 마신다.
또한 밥할 때 쌀뜨물을 받아 두었다가 설거지를 하면 웬만한 기름기는 잘 닦아진다. 육류의 기름은 쉽게 없어지지 않으므로 과일 껍질이나 채소 껍질을 이용해서 닦거나 신문지나 못쓰는 천을 이용해 기름기를 한 번 닦아낸 다음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한 물도 그냥 하수구에 버리지 말고 화초에 거름으로 줘도 좋다. 야채 데친물과 국수 삶은 물은 기름기를 잘 없애는데 따뜻할 때 사용하면 더 깨끗하게 된다. 사용하고 남은 밀가루풀이 있다면 버리지 말고 세제 대신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에코붓다 백혜은 사무국장은 “음식물쓰레기 제로운동은 생명과 환경을 다 살릴 수 있는 생활 실천운동”이라며 “특히 환경통장에 일주일 동안의 느낌 등을 기록함으로써 생활 속에서 자신의 변화 모습도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음식물 쓰레기, 지렁이로 해결
지렁이는 인간이 먹다 버린 음식물쓰레기를 자연적으로 처리해 주는 이로운 동물이다. 거기다 지렁이가 배설하는 분변토는 식물이 자라는데 아주 유용한 퇴비로 이용되고 있다.
지렁이를 이용해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기 위해선 우선 지렁이 퇴비함을 마련해야 한다. 지렁이 퇴비함 장소는 햇볕이 안 들고, 습기가 많으며, 온도가 섭씨 15~25도 내외인 곳이 가장 좋다.
지렁이의 양은 흙과 대비해 약 2분의 1, 3분의 1 정도로 넣어주는 것이 적당하며 퇴비함은 공기가 잘 통하고 수분이 유지될 수 있는 토분이나 나무상자가 좋다.
지렁이 퇴비함을 마련한 뒤 야채, 과일껍질, 소금기를 제거한 잔반 등을 먹이로 준다. 조리한 음식은 물에 한 두 번 씻어 소금기를 없애고 주는 것이 좋다. 지렁이는 피부 호흡을 하기 때문에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60~70%의 수분을 유지해 줘야 한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때마다 같은 통에 계속 넣으면 발효기간이 서로 달라 퇴비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두는 통과 발효시켜 퇴비를 만드는 통, 2개를 준비해 사용하면 가장 효과적이다.
지렁이 분변토로 키우는 화분.
퇴비에 넣으면 안되는 물질로 쌀 씻은 물, 우유, 폐식용유, 쿠킹호일, 타고 남은 재나 석회, 표백색소가 섞인 종이류, 기름, 화석연료, 각종 약품, 페인트, 건전지, 합성세제, 담배꽁초 등이다. 분변토로 텃밭에 채소를 재배하면 기르는 즐거움과 맛있는 유기농채소를 맛볼 수 있다.
지렁이가 없어도 음식물쓰레기 퇴비화는 가능하다. 퇴비를 위한 통 1개, 음식 쓰레기를 모아두는 통 1개 등 모두 플라스틱 재질에 뚜껑이 있는 것을 준비한다. 음식 쓰레기에다 톱밥, 낙엽, 흙, 잡풀이나 미생물효소 등을 넣어주면 훌륭한 퇴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