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 거야 | 이성자

너도 알 거야
– 이성자
“왜 한 구멍에 콩을 세 알씩 심어요?”
흙을 다독거리는 할머니께 물었다.
“한 알은 날짐승 주고
또 한 알은 들짐승 먹이고
남은 한 알은 너 주려고 그런단다.”

할머니는
콩밭 군데군데 수수도 심으셨지
“수수는 왜 심어요?”
할머니는 빙그레 웃기만 하셨다.

참새는 콩밭을 한 바퀴 돌고는
-콩은 너무 커
콩밭을 두 바퀴 돌고 나서는
-수수 알갱이는 먹기 좋은데

가을이 되어서야 알았지
주둥이가 작은 참새까지도 생각하신
할머니의 마음

# 에코붓다 소식지 2013년 9-10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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