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의 또다른 모습 – 플라스틱

– 편집부 –

편리하지만 다이옥신,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등 유출…

최근에 언론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담합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산 일이 있다. 우리 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관련 제품들이 모두 석유화학제품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가격을 담합하여 11년 동안 국문들에게 1조 6천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100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과연 플라스틱은 얼마나 생산되고 소비될까?

2000년 전세계 플라스틱 총생산량은 약 1억 3천만톤이었고, 미국 5,070만톤(38.6%), 독일 1,730만톤(13.2%), 일본 1,670만톤(12.7%)에 이어 우리나라는 920만톤(7.0%)을 생산하여 세계4위 수준의 플라스틱 대량생산 국가이다. 2002년 우리나라는 1,008만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여 501만톤을 수출하고, 나머지 507만톤과 수입된 27만톤을 합하여 534만톤의 플라스틱을 국내에서 소비하였다. 1인당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2000년 기준으로 96kg으로서 세계 10위 수준의 플라스틱 대량소비 국가에 속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24.9%(2002년 기준)로 추정되고 있으나, 재질의 종류가 다양하고 형태와 용도가 광범위하며 유통경로가 복잡하여 폐플라스틱 발생량과 재활용 실적의 정확한 통계는 매우 어렵다. 특히 발생지별 재질이 단순하고 집하수거가 용이한 사업장과 달리 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은 용기류를 제외하고 나면 수거와 재활용이 더욱 어렵다.

또한 연근해에 투기되는 매년 4만톤 이상이고 이미 투기된 플라스틱 폐어구류가 약 200만톤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국 해안에서 바다쓰레기를 조사한 한국해양구조단의 분석 결과 플라스틱 종류가 1순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세계적인 해양파괴의 문제로서, 가디언지는 2004년 “인류는 플라스틱으로 대양을 더럽히고 있다”고 선언할 정도이다. “주로 플라스틱이 차지하고 있는 바다쓰레기는 매년 100만 마리 이상의 바대새와 십만 마리의 포유류 및 바다거북을 죽게 만든다.” (코피 아난 전 UN사무총장)

플라스틱의 독성영향을 이야기 할 때 심각하게 대두되는 것이 PVC인데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합성피혁제품과 샌들, 배난, 우비, 장화, 가방, 샤워 커튼, 코팅 재질 직물, 전기용품의 피복전선, 벽지의 코팅, 비닐 바닥재, 창틀, 문, 울타리, 튜브, 장갑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다양한 품목에 이용되고 있다. 이 PVC는 57%의 염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염소 제조 과정에서 수은이 이용되고 있고, 이 수은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 낮은 수치에서도 극도의 독성을 띠게 되고 어린이에게 신경학적 질병을 야기한다. 그리고 PVC를 소각할 때 가장 강력한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을 방출한다. PVC에는 유화제, 가소제를 포함한 수백 가지의 첨가제가 들어가는데 유화제로 쓰이는 프탈레이트는 빗물, 토양, 음식, 야생 생물과 인간에게서 폭넓게 발견되고 있다. 동물 실험결과 프탈레이트는 어린이의 성적 발달 손상과 간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썩지 않으며 외관이 미려하고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주변의 일상 생활용품에서부터 전기전자, 스포츠, 레저, 자동차, 선박, 항공산업, 농수축산, 건축토목, 의료 등의 각종 부품이나 소재로 사용됨은 물론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의 포장재로서도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가격 대비 성능면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소재의 등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산업이발전되고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기술은 물질 재활용(material recycling),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 및 열적 재활용(thermeal recycl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포장용기류 폐플라스틱의 물질 재활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열분해, 가스화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연료유 또는 화학연료를 생산하는 화학적 재활용기술은 개발단계에 있다. 그 외 대부분이 소각에 의해 발생되는 열을 회수하여 이용하거나 매립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BASF사는 궁극적 재활용 기술, 즉 폐플라스틱을 계속 분해하여 석유화학 최초 물질인 나프타(Naphtha)로 되돌린 후 다시 중합과정을 거쳐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발생과 수거, 집하 현실을 감안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물질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재활용이 그렇게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만은 아니다. 가볍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재활용을 위해 수송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기존의 소각장에서는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있는데 플라스틱제품은 모두 석유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열량이 높고 따라서 이를 태울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많았는데 플라스틱의 분리수거로 인해 소각로의 에너지 회수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또한 재활용과정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물질이 투입되어야 하고, 재활용 제품의 품질과 불안정한 원료 공급으로 인한 재활용 제품 시장의 영세함으로 인해 재활용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플라스틱은 썩지 않는 특성과 소각할 때 발생하는 다이옥식놔 같은 유독물질로 인해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물질로 악명이 높지만, 때때로 환경 친화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1868년에 상아의 공급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해지자 뉴잉글랜드의 한 당구공 제조업자는 상아를 대신할 만한 적당한 물질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1만달러의 상금을 걸었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최초의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라고 하는 물질인데 이것은 나중에 영화 필름에 쓰이게 되었다. 코끼리의 보호를 위해서는 플라스틱이 매우 훌륭한 대체물질이었듯 간편하고 값싼 재질로서 우리새오항에서 떼려야 땔 수 없는 물질이 되었다. 하지만 각각의 물질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잘 살펴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편리하고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이용하게 되면 그 부작용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와 자원고갈의 문제, 건강 위협이 끝임 없이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을 괴롭히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은 석유화학물질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세계 석유의 4%가 플라스틱의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중 1/3이 포장용 플라스틱에 사용된다. 플라스틱은 제조과정, 사용과정, 폐기처분 과정에서 건강에 위험한 여러 가지 물질을 배출하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용기, 어린이 장난감에서도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 등이 유출된다. 따라서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유리용기에 담아야 하고, 플라스틱 장난감은 아이들로부터, 멀리해야하며 일회용 컵은 사기나 스텐레스로 된 컵으로 바꾸어야 한다. 나아가서 환경과 건강에 대한 위해가 적고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천연소재의 개발과 이용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목재나 옷감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용기와 포자재를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대나무로 된 바구니와 보자기 등은 훌륭한 대안 용기로 쓰일 수 있다. 고급기술을 이용하여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생분해성 포장재질의 존재도 기대해볼만 하다.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쓰고 이쓴ㄴ 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생산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독성물질과 폐기물을 배출하는지, 재활용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들의 깨어있는 의식과 변화를 위한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이미 구미 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은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잘 살펴서 구매하고 소비하는 녹색소비자(green consumer)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재활용의 허와 실을 제대로 따져본 사람들은 재화용이 자칫 환경을 죽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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